국제회의
서울시, 지난 17일~18일 3D가상공간서 ‘UIA아태총회’ 개최... ‘가상공간 서울’ 첫 선보여
서울 가상회의 플랫폼 메인화면
서울 배경 ‘도시마케팅 가상회의 플랫폼’ 첫 개발
전세계 협회 관계자들 ‘3D 가상공간 서울’로 접속
‘세계3위’ 국제회의개최도시, IT강국 기술력 ‘동시에’
“코로나19 시대 ‘마이스도시 서울’ 명성 이어갈 것”
“잠시 후 2020 UIA아태총회가 열리는 서울에 착륙합니다. 즐거운 여행 되십시오.”
지난 17일 ‘8차 국제협회연합(UIA) 아시아‧태평양 총회(UIA아태총회)’ 참석차 온라인에 접속했더니, 첫 화면이 서울 상공을 날고 있는 비행기 안이다. 창밖으로 남산서울타워가 보인다. 환영 메시지와 함께 천천히 착륙했다. 다음 장면은 서울을 축소해 놓은 그래픽. 귀엽고 앙증맞다. 로그인을 하고 접속했다. 서울 한 복판에 메인 강연장이 눈에 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창덕궁이다. 오전 11시 본행사까지 남은 시간은 15분. 컨퍼런스룸(창덕궁)에 들어가기 전에 라운지, 서울부스, 극장(가상투어관)부터 둘러보기로 했다.
라운지는 강서구 마곡동에 위치한 서울의 대표적 유니크베뉴인 서울식물원에 차려졌다. 세계 12개 도시의 식물이 전시돼 있고, 식물의 습생과 문화를 소개하는 관광지다. 국제회의 참석차 접속한 해외 참가자들이 편안하고 친숙한 분위기에서 비즈니스 미팅을 하기에 적합해 보인다. 이번 총회 참가자들은 단순 ‘온라인 유저’가 아니고 협회의 주요 의사결정과 비즈니스 미팅을 목적으로 접속한 전세계 마이스 전문가들이기에 라운지를 서울식물원에 둔 콘셉트는 행사를 유달리 돋보이게 했다.
라운지에선 그룹채팅과 1대1 대면미팅이 한창이다. 참가자들은 카메라와 마이크를 켜고 집, 사무실 등 각자의 공간에서 편하게 대화를 나눴다. 부득이 마이크를 사용할 수 없거나, 직접적인 대화가 부담스러운 참가자는 채팅창을 통해 실시간으로 대화를 나눴다.
(왼쪽 상단부터) 1. 강연이 펼쳐지는 컨퍼런스홀(창덕궁) 2. 랜선 서울여행 극장(DDP 옥상정원)
3. VR 영상으로 체험하는 서울 인력거 투어(DDP 옥상정원) 4. 서울관광 홍보부스(N서울타워)
MICE도시 서울의 구석구석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은 랜선 서울여행극장(동대문디자인플라자 옥상정원)이다. 가상투어관에 들어서면 총 5개 테마의 360 VR 영상 16편이 참가자들을 반긴다. Seoul for Beginners 테마에서는 1인칭 시점으로 서울의 대표적인 랜드마크를 투어해 볼 수 있는 영상들을, Explore Seoul에서는 랜선으로 유니크베뉴를 답사해볼 수 있고, Active Seoul 에서는 외국인 친구들과 서울의 팀 빌딩 활동을 체험해볼 수 있다. PLUS CITIES 테마에서는 파트너 시티인 광주와 강원도로 버추얼 팸투어를 떠날 수도 있고, 서울 홍보대사인 차은우와 함께하는 360도 VR영상을 볼 수 있었다. 360도로 생생하게 랜선투어를 해보니 마치 스님과 함께 진관사를 걸으며 명상을 하고, 위라이드의 인력거를 타고 북촌 한옥마을을 투어하는 기분이 들었다.
남산서울타워로 가봤다. 서울관광재단 홍보부스다. 이곳에서도 비즈니스 미팅창이 열려 있다. 서울관광재단 직원이 참가자들을 반겼다. (오프라인 행사로 치면 홍보담당자들이 부스를 지키고 있는 셈이다) 서울 마이스산업에 대해 궁금한 정보를 친절하게 안내해준다. 참가자들은 코로나19 이후 국가 간 왕래가 열릴 때를 대비해 서울의 최신 문화나 이벤트, 방역 시스템 등에 관해 물었고, 홍보담당자로부터 생생한 이야기를 전해들을 수 있었다.
본 행사가 시작돼 컨퍼런스홀을 둘러봤다. 궁궐 내부를 모티브로 정교하게 표현된 내부가 보였다. 궁궐 내부에는 큰 대형 스크린이 옥좌 모양의 단상에 설치돼 있고, 참가자(아바타)들은 비단 방석에 앉아 있다. 스크린 좌우에는 큰 배너가 걸려있다. 왼쪽에 있는 ‘Watch on Demand’라는 배너를 클릭하니, 시차 등으로 세션을 놓친 참가자들을 위해 지나간 강연을 들을 수 있는 기능이 탑재돼 있다. 오른쪽 배너에는 연사들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오전 11시가 되자 컨퍼런스홀에서 본격적으로 행사가 시작됐다. UIA(국제협회연합) 회장, 서울시, 서울관광재단의 축사를 시작으로, UIA 회장(Cyril Ritchie)의 기조강연, 그리고 패널디스커션이 이어졌다. 패널 디스커션은 8명의 연사가 분할화면으로 나와 질문을 주고 받는 형식이었고, 참가자들은 채팅을 통해 실시간으로 질문을 던졌다. 마치 오프라인에서 진행하던 행사를 그대로 컴퓨터 화면에서 보는 느낌이었다.
워크샵 룸은 세빛섬이라는 특징에 맞게 왼쪽 벽면의 통창에서 한 눈에 펼쳐진 한강 전망이 보였다. 오른쪽 면에는 서울컨벤션뷰로의 멋들어진 포스터들과 함께 참가자들이 테이블마다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으로 연출돼 있었다. 중앙의 스크린을 누르면 화상회의를 할 수 있는 팝업창이 뜨고, 모더레이터와 참가자들이 자유롭게 토론을 나눌 수 있는 장이 열렸다. 워크숍룸은 3개가 있는데, 참가자들이 토론하고 싶은 주제에 맞게 방을 선택해서 들어오면 같은 주제를 고른 사람들과 워크숍을 이어가는 구조다. 오프라인 행사의 분과회의장인 셈이다.
이 외에도 한글 이름으로 된 멤버십 카드만들기, 스탬프투어, SNS 인증이벤트 등 재미 요소도 다양했다. 특히 버추얼 스탬프 투어는 참가자들이 버추얼 서울에서 계속 머물게하는 역할을 했다. 흔히 온라인에서 행사를 개최하면 오프라인과 달리 참가자들이 쉽게 산만해지고, 또 이탈할 가능성도 높은데 이를 막기 위해 각 공간에서 미션을 수행할때마다 스탬프를 얻고, 이에 따라 경품을 보내주는 이벤트로 많은 참가자들이 행사 기간 내내 버추얼 서울을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왼쪽부터 네트워킹 라운지(서울식물원), 참가자들과의 그룹 채팅(서울식물원)
3D 가상공간에서 ‘서울’은 어떤 모습일까
지난 9월 17~18일 서울시(권한대행 서정협)와 서울관광재단(대표이사 이재성)은 UIA아태총회를 ‘3D 가상공간 서울’에서 개최했다. UIA 회장(Mr. Cyril Ritchie)의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UIA의 데이터베이스 활용법, 협회와 학회에 필요한 조직구성과 자원, 국제회의 개최지, 비즈니스 모델 등 총 9개의 다양한 강연이 진행됐다.
행사 며칠 전부터 3D 가상공간으로 보는 서울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다. 총회 참가자들은 전세계에서 접속할 텐데 얼마나 매끄럽게 비즈니스 미팅을 이어갈 수 있을까. 코로나19가 9개월여 전세계를 강타하면서 마이스 종사자들은 비대면 회의에 얼마나 익숙해 있을까. 이런저런 의문들에 서울이 그들만의 답안지를 들고 나올 차례였다.
결과는 성공적이다. 참신한 기획으로 비즈니스 네트워킹을 효율적으로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UIA아태총회 개최도시 서울은 온라인 공간을 단순 회의공간이 아닌, 도시를 마케팅 할 수 있는 버추얼 가상회의 플랫폼으로 만들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왕래가 끊기면서 비대면 회의로 전환된 데 따른 것인데, 행사 유치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서울은 도시마케팅으로 코로나19 이후를 연결했다. 전세계 참가자들에게 가상으로 서울을 경험하게 해 잠재 수요를 발생시키고, 홍보마케팅 효과도 얻어내기 위한 컨셉트였다.
가상으로 서울을 경험하게 하기 위해 서울을 그대로 본따서 로비(서울 맵)부터, 각 랜드마크의 내외부의 특징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16편의 360도 VR영상도 이 때문에 가미된 미팅 테크놀로지다. 서울 홍보부스에서 상담뿐 아니라 브로셔, 웹사이트도 둘러보게끔 하고, 로비에서 홍보영상도 상시 노출시켰다. 반응은 뜨거웠다. 행사 이틀 동안 ‘버추얼 서울’을 둘러보는 버추얼 스탬프 미션에 총 80명이 859건의 미션을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보영상과 브로셔를 본 참가자들은 100명이 넘었고, 특히 홍보부스에서는 12시간 동안 33명의 참가자들이 STO와 상담을 진행했던 것으로 집계되었다.
언론홍보효과도 이례적일만큼 괄목한 성과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언론보도는 45건으로, 여느 행사에 비하면 폭발적이라 할 수 있을만한 반응이다. 해외 주요 MICE 매체를 대상으로 진행한 ‘버추얼 미디어 팸투어’에도 9개 언론사가 참가했다. 차후 기획기사들이 쏟아질 예정이다. 이밖에 SNS 이벤트, 티저영상 릴리즈 등 SNS 채널의 인게이지먼트 수치는 60만 건에 달했다.
온라인 가상공간에서 치른 행사였지만, 오프라인 못지않은 ‘비즈니스 네트워킹’을 잘 살려냈다는 통계도 눈여겨 볼만하다. 라운지의 그룹챗 기능, 1대1 초대‧대화 기능이라든지 홍보부스의 ‘STO와 버추얼 상담창구’ 등을 통해 참가자 간 비즈니스 미팅이 자연스럽게 일어나게 했는데, 실제로 라운지 그룹챗은 총 13시간 동안 73명의 참가자들의 활발한 대화가 이루어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3D가상회의플랫폼, 국내 마이스업계에 제공할 것”
이처럼 이번 온라인 UIA아태총회는 정교하게 표현된 3D그래픽 기술부터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갖춘 이벤트, 화상회의 등 가상공간에서 서울의 많은 부분을 매끄럽게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을만하다. 서울시와 서울관광재단은 이번에 개발한 3D 가상회의 플랫폼을 향후 마이스업계에서 개최하는 온라인 행사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제8차 국제협회연합(UIA) 아‧태총회’ 참가자 등록비는 마이스업계에 진출하기 위해 공부 중인 저소득층 청년(서울 거주)에게 전액 기부될 예정이다. UIA아태총회에 대한 자세한 내용과 3D 가상회의 플랫폼 소개 영상은 UIA 공식 홈페이지(https://uia.org/roundtable/2020/asiapacific)에서 확인할 수 있다.